물고기 새끼를 큰 물고기들로부터 분리하여 잡아먹히지 않을 크기로 자랄 때까지 보호하는 곳을 '부화통'이라고 한다. 열대어 종류 중에도 자기 새끼를 잡아먹지 않고 잘 키우는 종류가 있는 반면, 내 새끼든 남의 새끼든 인식하지 못하고 새끼를 잡아먹는 종류가 있다.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카니발리즘이 있는 종류로는 구피가 있는데, 구피 중에서도 새끼를 잡아먹지 않는 아이들도 있긴 하다.
그 부화통 바닥을 가끔 보면 미세한 분진들이 쌓여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럼 깨끗하게 청소하기 위하여 왕 스포이드를 이용해 분진을 쉽게 빼내 줄 수 있는데, 오늘은 다른 방법을 하나 얘기해 볼까 한다. 바로 키우는 새우 한 마리를 부화통 안에 쇽 넣어주는 것이다. 그럼 한두 시간 안에 말끔해진 부화통 바닥을 볼 수 있을 거다. 사진은 막 투명 새우 한 마리를 넣은 참인데, 새우 주변이 벌써 깨끗해진 것이 보이는가? 나는 한 어항에 물고기와 새우를 같이 키우기 때문에 종종 새우를 청소하라고 부화통에 넣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열심히 분진을 먹어주는 대신 자기 똥을 그만큼 싼다는거다!! 분진은 사라져서 반짝반짝해지지만, 수북이 쌓인 새우 똥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뭐 분진을 스포이드로 빼내는 것보다 똥을 스포이드로 빼내는 것이 더 간단하기 때문에 언제 한번 부화통 분진 청소부로 새우 선생님을 이용해 보라.
부화통을 이용하여 물고기 새끼들을 키우면 큰 물고기로부터 먹힐 위험 없이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부화통 안의 물순환이다. 부화통 안에 물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치어들에게 치명적인 '바늘꼬리'가 오기 쉽다. 바늘꼬리는 꼬리지느러미가 쫙 펴져있지 않고 점점 접히다가 종국엔 바늘처럼 꼬리지느러미가 뾰족해지는 질병을 말한다. 치어에게 바늘꼬리가 오면, 약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지만 치료한다고 마음고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부화통의 물순환이 중요하다.
물순환을 유지하려면 우선, 부화통이 사진처럼 사방으로 구멍이 숑숑 뚫려있으면 막히거나 좁은 구멍보다는 물이 잘 통한다. 그리고 콩돌이라고 기포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공기를 뿜어주는 것이 있는데, 콩돌을 부화통 안에 넣어주어 순환되게끔 해주는 것이다. 이때 콩돌 세기를 너무 강하게 하면 치어들이 물살에 날아다니기 때문에 조절기 같은 것을 통하여 콩돌 세기를 약하게 줄여주는 것을 잊지 마라. 또 하나는 스펀지 여과기 대롱 끝에서 나오는 물을 부화통 안으로 넣어주는 거다. 출수구에 빨대를 이용하여 부화통에 물이 떨어지게 하는 것인데, 지금 갖고 있는 사진이 없어서 보여줄 순 없지만 '부화통 빨대 물순환'이라 검색하면 관련 사진이 나올 거다. 출수구로부터 부화통까지 빨대가 물을 옮기는 파이프 역할을 하는 거다.
물 세기에 주의하여 순환을 시켜주고, 분진 잘 청소해주고, 밥만 잘 준다면 치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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