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모스는 활착용 식물이다. 그냥 뭉텅이로 어항에 던져놓으면 모스는 살 수가 없다. 빼곡하게 서로서로에게 뿌리를 내리며 잘 자랄 수도 있지만, 어딘가에 붙어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으므로 갈색으로 변하며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스를 활착 시키는 방법에는 실을 이용하는 것, 수초용 본드를 이용하는 것, 습식 환경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그중에서 나는 실과 수초용 본드를 이용하여 활착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사진과 같이 오늘은 실을 이용한 활착방법에 대해 얘기해본다.
사실 모스를 활착 시키기 위해 어려운 것이 하나도 없다. 그냥 1cm 정도로 잘게 자른 다음에 붙일 곳에 얹고 실을 적당히 감아 안 풀리게 묶으면 끝이다. 성장력이 강한 모스는 아주 잘게 잘라 활착해도 금방 쑥쑥 자라지만, 더디게 자라는 모스를 잘게 잘랐다간 얘가 자라고 있는 건지 마는 건지 하는 지겨운 기다림을 가져야 할 수도 있다.
모스에도 빛을 받는 윗면과 뿌리를 내리는 뒷면이 있기 때문에 뒷면을 물체 쪽으로 향하여 실로 감으면 좋지만, 잘게 자른 상태에서는 어디가 앞뒤인지 구분이 안 가니 나는 대충 얹었다. 핀셋 같은 끝이 뾰족한 도구로 하나하나 가지런히 촘촘히 활착을 하면 나중에 풍성하고 이쁠 테지만, 나는 귀찮아서 손으로 턱 집어 살살 펼쳤다. 삼각모스나 크리스마스 모스로 추정되는 이 모스는 튼튼하게 빨리 자라니까 며칠만 기다리면 풍성해진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가지런하게 배치하지 않고, 빈틈이 거의 없게만 해 두면 괜찮게 자라더라. 너무 크게 자르면 모스가 올라올 때 빈 공간이 보일 것이고, 너무 다지듯이 자르면.. 죽어버리려나? 모르겠다.
사진의 기와 같은 실을 감기 쉬운 구조물이면 실이나 낚싯줄 같은 것을 이용하여 감으면 그만이다. 수초용 본드는 마르고 물에 들어갔을 때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면봉을 이용하여 세세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덕지덕지 발린 본인의 실력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스는 활착 수초보다 약하기 때문에 수초용 본드 사용 시 더 이상 자라지 못하거나 녹아버릴 수도 있다. 수초는 튼튼한 몸체가 있지만 모스는 하늘하늘한 몸이 전부다. 그래서 나는 실이나 습식 활착을 추천한다.
습식 활착은 활착 시키고 싶은 곳에 잘게 자른 모스를 얹고 습한 환경을 만들어줘서 모스가 자연적으로 활착 되게 하는 방법인데, 실로 감았을 때보다 더 자연스럽다. 울퉁불퉁한 유목에 자연스럽고 예쁘게 활착 하고 싶다면 습식 활착이 좋다. 다만, 바로 어항에 못 넣고 따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과 활착이 약하게 되면 생물들이 기껏 시간 들여 붙여놓은 것을 톡톡 떼 버릴 수도 있다. 습식 활착에 대한 방법은 간단한 검색으로 다른 곳에서 알아보자.
처음 해보기 때문에, 손재주가 없기 때문에 잘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근데 물생활은 내가 재밌자고 하는 거니까 엉성해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즐기면서 하자. 아이나 친구와 같이 모스 뭉텡이를 자르는 것부터 활착 하는 것까지 같이 얘기 나누어 가며 한다면 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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